세계 최대 도매시장 '이우'를 들어보셨나요?







별 소득 없었지만


상해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친구는 셋째 동생 친구의 아는 동생이었다. 동생에게 이메일 주소를 건네받아 메일을 보냈다. 이우 시장에 가보려고 하는데 가이드를 해 줄 수 있느냐 물었더니 흔쾌히 해 보겠다며 답신을 보내 주었다. 2004년 12월이었다.

바로 상하이행 최저가 비행기 표를 검색해 끊고, 미놀타 카메라와 캐논 카메라, 포피 노트북, 가장 큰 여행 가방을 챙겼다. 가방은 텅텅 비웠다. 혹시 마음에 드는 좋은 상품이 많을 지도 모르니까.

김포공항에서 상해까지 항공 시간은 두 시간 정도. 금세 도착했다. 동생네 짐을 풀고 이우까지 가는 차 편을 알아보았다. 버스터미널이 가까워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두둥. 상하이에서 가깝다고 했던 이우는 버스로 4시간 반이 걸렸다. 중국에서 4시간은 40분인 것이다. 갈까, 말까. 상해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지. 고개를 도리질 치며 버스 표를 끊었다.

역 안은 어둡고, 끈적끈적했다. 보따리를 베고 누워 자는 사람들, 바닥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댄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까만 더벅머리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옷엔 거리의 때가 묻어 있었고, 눈은 들개처럼 번득였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천천히 다른 방향으로 돌렸지만 등에선 땀이 흘렀다. 이우행 버스 안에선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워댔다.

이우 시장에 도착했다. 얼마나 재밌을까! 솔직히 남대문 시장보다 좀 큰 도매 시장을 상상했다. 그러나, 이우는 도시 전체가 전부 도매시장이었다. 체감 상 서울보다 크게 느껴졌는데, 실제로 이우의 면적은 면적 1,105.46㎢, 서울의 면적은 605㎢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 가운데서 길을 찾고, 또 모르는 게 나오면 또 찾아보며 조금씩 나아진다. 그냥 발길이 닿는 곳부터 시작했다. 중국 유학생인 동생은 길에 앉아 있는 상인들에게 문구류는 어디서 볼 수 있느냐, 생활용품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 열심히 물으며 가이드 했다. 오픈 시간부터 문 닫을 때까지 시장을 열심히 돌았지만 별 소득 없었다. 보물 찾기에 실패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상상 속 그 장소, 이우 시장이 눈앞에 있다. 다음에 무엇을 보충해서 와야 할지 감이 좀 잡혔다. 아쉽지만 후퇴. 상해로 돌아와 볼만한 곳을 추천받았다. 동생은 예원과 야시장을 추천했다.

가판을 구경하며 지나는데 꼬리꼬리 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포두부라고 했다. 코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동생이 포두부 냄새가 진동하는 리어카 옆에서 말했다. “언니, 우리 국수 먹어요!” 별로 내키지 않았다. “에이, 그래도 한번 먹어 봐요! 맛있어요! 저를 믿어 보세요!” 동생말이 끝나자마자 출출함이 밀려왔다. 마지못해 플라스틱 의자 위에 앉았다.

바구니 안에 버섯, 당근, 떡, 국수, 숙주, 청경채, 고수, 어묵, 소고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뚝배기에 마라를 넣고 팔팔 끓여 주었다. 버섯, 청경채, 숙주, 어묵, 국수, 고수를 골랐다. 뚝배기가 내 앞으로 놓이고, 나는 조심스럽게 국수를 한 젓가락 떠 숟가락 위에 올렸다. 정말 맛있었다.

그래도 빈손으로 돌아가긴 아쉬워 상해 이케아에서 쇼핑한 걸 가방 가득 채워 한국으로 돌아 왔다.


글, 사진 | 정재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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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다음 아쉬움을 달래려 휴가지 느낌을 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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